본문으로 건너뛰기
회원가입 ›
KR

홈 › 뉴스 › 인터뷰

인터뷰 국내

「서브3 풍선을 달고 달린 사람」 김영주선수 페이서 인터뷰 —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습니다”

페이서는 순위표에 이름이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는 레이스 전날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다고 했습니다.
공주백제 서브3 페이서 김영주선수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여든여덟 번째 페이싱의 페이스차트와 한 주 훈련표를 그대로 싣습니다

2026. 9. 24. 12:27 자료 : 본인 서면 인터뷰 (2026-09-24)

「서브3 풍선을 달고 달린 사람」 김영주선수 페이서 인터뷰 —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습니다”
사진 : 사진 : 김영주선수 제공
2026 공주백제마라톤에서 SUB3 풍선을 달고 서브3 페이스그룹을 이끄는 김영주선수
2026 공주백제마라톤. 「SUB3」라고 적힌 흰 풍선을 달고 달리는 김영주선수(배번 40494). 사진 : 김영주선수 제공

페이서는 순위표에 이름이 남지 않습니다. 기록도 자기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9월 20일 2026 공주백제마라톤에서 서브3 풍선을 달고 뛴 김영주선수는 레이스 전날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다고 했습니다. 그 대회에 서브3 페이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7월에 정강이를 다쳐 수술을 받고 3주를 쉰 뒤였습니다. 88번째 페이싱을 마친 김영주선수를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2:59:01
2026 공주백제 서브3 페이싱
88회
지금까지 선 페이서 자리
2:40:36
개인 최고 · 2026 서울동아
400~450km
훈련량 (본인 기재)
1

12년을 미뤄 둔 대회

공주백제는 왜 이제서야 나가셨습니까?

“2013년과 2014년 고구려역사지킴이, 서산뜸부기에서 서브3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어떤 선배님께 ‘메이저 대회에서 서브3를 하지 않으면 서브3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서브3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공주백제를 가장 미뤄 둔 이유는, 제가 워낙 더운 날씨에 약해서입니다. 제 자신이 그 대회를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브3 페이서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이제는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정강이 수술, 그리고 3주

올해 몸 상태는 어땠습니까?

“4월 군산새만금에서 마지막 서브3 페이싱을 마치고, 5월부터 6월 말까지 2시간 30분대 풀코스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장에서 정강이를 크게 다쳐 수술을 하게 됐고, 3주 정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회복에만 집중했습니다.”

“러닝 이코노미는 완전히 바닥을 쳤고 올려놓은 스피드도 떨어졌습니다. 기량을 끌어올리는 건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는데, 내려가는 건 정말 쉽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페이서를 맡으셨습니다.

“몸이 회복되고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렸지만 완벽한 기량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주에서 페이싱을 하겠다고 다짐은 했는데 쉽게 공지를 못 했습니다. 부담감이 엄청났거든요. 그런데 저에게는 저를 도와줄 런치광이 팀원들이 있었고,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배번에 「A 김영주」를 달고 흰 풍선을 매단 채 페이스그룹 앞에서 달리는 김영주선수
풍선을 매달고 그룹 앞에 서면, 뒤따르는 사람들의 목표가 그 자리에 함께 걸립니다. 사진 : 김영주선수 제공
3

날씨를 주 단위로 받아 봤다

더위에 약하다고 하셨는데, 9월 대회를 어떻게 준비하셨습니까?

“챗GPT와 인터넷 날씨를 주 단위로 계속 보고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를 설정했습니다. 더우면 후반부가 정말 힘들어지기 때문에, 완전히 보수적인 운영과 네거티브 스플릿으로 작전을 짜야 했습니다.”

레이스는 어떻게 운영하셨습니까?

“5km부터 21km까지는 1킬로에 4분 18초~4분 15초로 운영하며 힘을 아꼈습니다. 우리가 결정적으로 이겨내야 하는 구간은 38km 지점 마지막 업힐이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를 잘 비축해야 그 구간에서 지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거리는 100m 정도 길었지만 제가 짠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30km를 2시간 7분 30초 안에 들어가면 남은 거리를 4분 18초로만 가도 서브3였으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35km부터 페이스를 4분 10초대로 올렸기 때문에 더 여유가 있었습니다. 이건 당연히 초반에 오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5km21:25
10km42:40
15km1:03:55
하프1:29:55
25km1:46:20
30km2:07:35
35km2:28:50
40km2:50:15
풀코스 완주2:59:01

하프를 1시간 29분 55초에 지났고 완주는 2시간 59분 1초입니다. 후반이 49초 빨랐습니다. 「앞에서 아껴 뒤에서 되찾는다」는 계획이 숫자로 남은 셈입니다. 기록은 선수가 보내 준 값 그대로 옮겼습니다.

30km를 2시간 7분 안에 넣어 두면,
남은 12km는 4분 18초로만 가도 서브3였습니다.
4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다

페이서는 자기 기록을 위해 뛰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담이 됩니까?

“공주백제는 동아 대회 중 하나의 메이저 대회입니다. 그 대회에 서브3 페이서가 없었고, 서브3를 준비하는 수많은 러너분들이 저만 보고 달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갑자기 공포감과 부담감, 불안함이 엄습했던 건 사실입니다. 실패하면 그 비난은 오로지 페이서에게 다 돌아가니까요.”

“저는 많은 서브3 페이싱을 했었지만 이번 페이싱은 저에게도 도전이었고, 부담감에 잠도 두 시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페이서의 부담은 내 기록의 무게가 아니라, 누군가의 간절함을 함께 짊어지는 무게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익숙한 페이스일 수 있지만, 제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에게는 수개월, 어쩌면 수년 동안 준비해 온 목표의 속도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준비해야죠. 절대 거들먹거릴 수 없는 봉사입니다.“

페이서는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대회를 준비한 러너가 오버페이스하지 않게 조절해 주는 사람이라고들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대회 하나를 열심히 준비한 러너들은 컨디션이 최고조로 올라간 상태에서 대회를 맞이합니다. 그들을 이끈다는 건 사실 웃기는 일이에요. 저보다 몸이 좋을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러너들은 그 최고의 컨디션을 어떻게 42km 동안 잘 분배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경험의 차이일 수도 있고요. 그걸 주로에서 컨트롤해 주고, 끝까지 에너지를 크게 소비하지 않고 목표한 기록에 근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페이서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광화문페이싱 유니폼을 입고 초록 풍선을 매단 채 서울 도심을 달리는 김영주선수
서울 도심 구간. 광화문페이싱팀 유니폼을 입고 풍선을 매단 채 그룹을 끌고 갑니다. 사진 : 김영주선수 제공
페이서의 부담은 내 기록의 무게가 아니라,
누군가의 간절함을 함께 짊어지는 무게입니다.
5

한 주 —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월조깅 60~90분
easy
화포인트 훈련
스피드·풀코스에 맞게
수조깅 60~90분
easy
목템포런
5~8km 지속주
금조깅 5km easy
토요일을 위한 휴식
토거리주
35~40km
일완전 휴식

훈련량은 선수가 「400~450km」로 적어 보내 주었습니다. 위 한 주 표를 그대로 더하면 한 주 100km 안팎이라, 런닝인사이드는 이 숫자를 한 달 누계로 판단했습니다.

특전사 707특수임무단과 육군 피지컬 트레이너를 거치셨습니다. 그 시간이 지금 러닝에 남아 있습니까?

“707에 있을 때와 육군 피지컬 트레이너로 훈련하고 누군가를 교육할 때 가장 크게 배운 것은, 강한 훈련보다 목적이 분명한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훈련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러닝 훈련을 할 때 단순히 많이, 강하게 하는 것보다 ‘왜 이 훈련을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그때의 경험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즈노 러닝화를 신고 강변 코스에서 페이스그룹을 이끄는 김영주선수
김영주선수는 미즈노(Mizuno)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 : 김영주선수 제공
6

다음은, 온전히 자기 레이스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지금 주어진 페이싱 대회에서 부상 없이 안전하게, 그리고 최대한 완벽하게 러너분들이 목표한 기록에 도달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개인 기록은 2027년 서울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38분대를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항상 제 기록을 위해 뛴 적이 2026년 서울동아마라톤뿐입니다. 이것도 시각장애인 러너분 페이싱이었기에 온전히 제 레이스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2027년은 온전히 저를 위한 레이스를 펼칠 예정입니다.”

개인 최고기록 2시간 40분 36초는 2026년 서울동아마라톤에서 나왔습니다. 그 레이스 역시 시각장애인 러너의 페이서로 뛰며 나온 기록입니다. 88번의 페이싱 동안, 자기 기록만을 위해 출발선에 선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습니다.

7

전국의 러너들에게 — 꿈과 희망

전국의 러너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말씀을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러닝에서 가장 위대한 기록이 꼭 서브3도, 개인 최고기록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2시간 59분이 꿈이고, 누군가에게는 5시간 안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꿈입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포기하고 싶었던 오늘 운동화를 신고 현관문을 나서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일 겁니다.”

“새벽에 혼자 달렸던 시간, 비 오는 날에도 채웠던 훈련, 가족과 일 사이에서 어렵게 만들어낸 한 시간,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까지. 결승선은 그 모든 시간을 증명하는 곳입니다.”

“마라톤은 우리에게 한 번에 42.195km를 이겨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단 1km를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1km들이 모여 결국 결승선이 되고, 그렇게 쌓인 하루하루가 언젠가는 여러분이 꿈꾸던 기록이 됩니다.”

“그러니 자신의 속도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저 역시 계속 달리겠습니다. 때로는 여러분 앞에서 페이스를 이끌고, 때로는 옆에서 함께 뛰고, 누군가 힘들어 뒤처지는 순간에는 다시 달릴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러너가 되겠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흘린 땀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기록은 시계에 남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시간은 사람에게 남습니다. 끝까지 달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화이팅!”

3분대로 달리는 사람도, 6분대로 달리는 사람도
결승선을 향해 가는 마음의 무게는 같습니다.
PROFILE

김영주선수 · 광화문페이싱팀 · 런치광이

후원
미즈노(Mizuno)
페이싱
88회
풀코스
완주 37회 · 최고 2시간 40분
하프
완주 91회 · 최고 1시간 17분
주요 페이싱
2025년 11월 인천마라톤 2:49
2026년 3월 뉴발란스 런유어웨이 하프 1:19
2026년 3월 고양하프마라톤 1:19
2026년 3월 서울동아마라톤 시각장애인 러너 페럴림픽 국가대표 선발기록대회 2:39
그 외 서브3 페이싱 다수

인터뷰는 2026년 9월 24일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답변은 선수가 보내 준 글을 옮기되, 읽기 쉽도록 문장부호와 띄어쓰기만 다듬었습니다. 기록·소속·횟수는 선수가 직접 적어 보내 준 값입니다. 사진은 모두 김영주선수가 제공했습니다.
런닝인사이드는 우승자와 입상자뿐 아니라, 순위표에 이름이 남지 않는 자리에서 대회를 끌고 가는 사람들도 기록합니다.

의견 0

읽기는 누구나, 쓰기는 로그인한 회원만 할 수 있습니다. 사실과 다른 곳을 찾으셨다면 알려 주세요 — 확인해서 고치고 고친 날짜를 남깁니다.

아직 남겨진 의견이 없습니다. 첫 의견을 남겨 주세요.

런닝인사이드가 공개된 공식 자료를 확인해 쓴 기사입니다 · 확인일 2026. 9. 24.(목). 틀린 내용은 알려 주세요 — 확인해 고칩니다.

다른 기사

뉴스 전체 →
무료대회 등록 — 무료광고 · 제휴 문의문의하기
0건등록된 대회 · 국내·해외를 한자리에0곳훈련코스 · 육상트랙 · 오늘 어디서 뛸지0건기록 데이터 · 누가 몇 위였는지대회 등록무료(새 창으로 열림)